1. 서 론
시공상의 제약으로 비탈면에 인접하여 도로, 철도, 건물과 같은 구조물을 건설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이 경사진 지반에 설치되는 구조물은 수평 지반에 설치한 기초에 비해 지지력이 감소하여 그에 대한 올바른 공학적 이해가 요구된다(Bowles and Guo, 1996; Das et al., 2010).
비탈면 위에 설치된 구조물 하부 지지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Shields et al.(1990)은 원심모형시험을 통해 얻는 결과를 이용하여 모래 비탈면 위 도로체의 지지력을 산정할 수 있는 경험도표를 제시하였다. Georgiadis(2010)은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점토 비탈면 위에 설치된 도로체의 지지력과 및 파괴 메커니즘을 연구하였다. Leshchinsky(2015)은 한계해석을 통해 c-ϕ 지반 비탈면에 놓인 도로체의 지지력을 분석하고 Meyerhof(1957)의 지지력계수를 수정하였다. Raj et al.(2018)은 지진하중이 c-ϕ 지반 비탈면의 지지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이상의 문헌에서 구조물 하부지지력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연구결과가 논의되었으나, 그 연구에 지반의 불균질성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도로의 지지력 해석 시 지반의 불균질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지지력은 과소하게 평가될 수 있으며 특히 지반강도가 깊이에 따라 증가하는 정규압축토의 경우는 그 영향성이 더 크다.
이 논문에서는 불균질 점토의 비탈면 제방에 놓인 강성포장의 극한지지력을 평가하였다. 유한요소한계해석을 이용하여 수직하중에 대한 강성포장의 지지력을 산정하고 이에 대한 파괴 메커니즘을 관찰하였다. 매개변수 연구를 통해 제방의 각도, 포장체의 위치 및 지반의 불균질성이 지지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2. 수치모델링
2.1 포장-제방 시스템
Fig. 1은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문제로 비탈면 제방에 놓인 강성포장을 나타낸다. 포장 중심축으로부터 좌우 대칭인 점을 감안하여 우측 반단면을 해석단면으로 선정하였다. 강성포장은 콘크리트 포장체와 같은 강성체로 가정하고 그 폭은 B이다. 제방의 경사는 a, 포장체와 제방 경사면 사이의 거리는 S이다. 교통하중은 포장체 상부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분포하중으로 작용하고 포장하부 제방이 파괴 시의 교통하중은 qu이다. 한편, 포장체의 중심에 왼쪽 측면 경계가 위치하고 비탈면 상단으로부터 6B-23B의 거리에 오른쪽 측면 경계를 위치한다. 하부 경계는 포장체 아래 4B에 위치하며 이러한 경계면 위치는 측면 및 하부 경계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변위 경계조건으로서 측면 경계는 힌지를 설치하여 수평방향 변위를 구속하고 하부 경계는 수직방향과 수평방향 변위를 모두 구속한다.
Fig. 2는 비탈면 제방을 구성하는 점토의 지반조건을 나타낸다. 균질한 제방(Fig. 2(a))의 경우 비배수 전단강도는 깊이에 상관없이 일정하고 불균질한 제방(Fig. 2(b))의 경우 비배수 전단강도는 깊이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이는 식 (1)과 같다.
여기서 su0는 지표면에서의 비배수 전단강도, z는 지표면에서의 거리, k는 비배수 전단강도의 깊이에 따른 기울기이다.
비탈면 제방 위에 놓인 강성포장의 단위면적당 극한지지력 qu은 다음 식 (2)와 같다.
여기서, Qu는 포장체의 극한하중이고 Nc는 포장체의 비배수 지지력계수(undrained bearing capacity factor)로 무차원을 갖는다. 본 연구의 수치해석결과는 설계편의를 위해 Nc으로 표기되며 이는 1) 포장체와 비탈면 상단의 거리를 나타내는 이격거리비(S/B), 2) 비탈면 제방의 경사각(a), 3) 지반의 불균질 정도를 정량화하는 불균질 지반강도비(kB/su0)에 의존한다. Nc는 다음 식 (3)과 같다.
해석에 적용한 세 무차원변수의 범위는 S/B = 0–5. a = 0°-40°, kB/su0 = 0-1이다(Georgiadis, 2010; Davoodi et al., 2024).
2.2 유한요소한계해석
유한요소한계해석(finite element limit analysis, FELA)은 유한요소의 이산화와 소성이론의 극한해석을 결합한 해석법으로 지반-구조물 시스템의 파괴하중에 대한 상한(upper bound)과 하한(lower bound) 해를 산정한다. 기존의 한계해석(limit analysis)으로 얻어지는 상-하한해의 정확성은 각 해석에서 가정한 지반 내 파괴모드와 응력장이 실제와 얼마나 유사한가에 좌우된다. 그러나 기하학적으로 복합한 구조물의 경우 지반의 발생 가능한 속도장과 응력장의 정립이 어려워 보통 계산된 파괴하중의 상-하한해가 정확하지 못하다. 이러한 한계해석의 한계는 지반의 연속성을 반영하는 유한요소(finite element)의 도입으로 개선될 수 있다. 또한, 가정한 파괴면을 따라 요소를 세분화하는 적응재요소법(adaptive re-meshing method)을 적용하여 보다 엄밀한 상한-하한해를 결정한다(Ciria et al., 2008).
본 연구에서 강성포장은 탄성재료로 간주하였고 포장폭은 B = 10 m를 적용하였다. 지반은 Tresca 항복조건을 따르는 탄소성 재료로 모델링하였다. 점토의 비배수 전단강도와 탄성계수는 각각 su = 10 kPa과 Eu = 500su를 적용하였다. 또한, 비배수 조건하의 포아송비인 μu = 0.49를 사용하였다. 교통하중은 단위하중에서 증가시켜 비탈면의 파괴시에 도달하는 하중으로 계산하였다.
Fig. 3은 적응재요소법의 적용 유무에 따른 포장체 하부 비탈면 제방 내 요소의 분포와 이에 따른 파괴 메커니즘의 차이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보듯이 지반 내 파괴면은 적응재요소법을 적용한 경우(Fig. 3(b))가 적용하지 않은 경우(Fig. 3(a)) 보다 뚜렷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적응재요소법을 적용하여 산정한 비배수 지지력계수의 상-하한해는 그 차이가 작다. 이에 따라 후술하는 수치해석결과는 계산된 상-하한해의 평균값임을 밝혀둔다.
3. 결과 및 토의
Fig. 4는 수평지반에 놓인 강성포장(S/B = ꝏ)의 Nc값을 나타내며, 수치모델의 검증을 위해 본 연구의 계산값과 문헌값을 함께 도시하였다. 유한요소한계해석을 통해 얻은 Nc값은 Meyerhof(1976)의 이론해와 가장 잘 일치하였다. 반면에 Kötter(1903)와 Terzaghi(1943)의 해는 계산값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9%-18% 크다.
3.1 균질 제방 위 포장체
Fig. 5는 이격거리비 S/B와 경사각 a가 비배수 지지력계수 Nc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수평지반(a = 0°)인 경우 Nc값은 S/B와 상관없이 일정하고 비탈면 제방(a > 0°)의 경우 Nc 값은 S/B가 증가할수록 높아지며 한계이격거리비 S/Bcr에서 일정한 값에 도달한다. 이는 포장체가 비탈면 상단으로부터 한계이격거리 이상으로 떨어지면 극한지지력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에서 보듯이 S/Bcr는 a가 클수록 커지며 그 범위는 S/Bcr = 2-4에 존재한다. 한편, 일정한 S/B에서 Nc값은 a가 증가할수록 감소하고 그 감소율은 S/B가 작을수록, 즉 포장체가 비탈면 상단에 가까울수록 크다.
Fig. 6는 이격거리비 S/B가 균질 비탈면 제방 위 포장체의 파괴 메커니즘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포장체의 파괴 메커니즘은 S/B와 상관없이 일반적인 기초의 전단파괴면을 보인다. 또한 S/B가 작은 경우(Fig. 6(a)-6(b)) 사면내 파괴를 보이지만 S/B가 한계이격거리비 S/Bcr 이상인 경우(Fig. 6(c)) 파괴면은 비탈면 제방 상단 내에서 발생한다. 이는 앞서 설명한 한계이격거리 이상의 거리에서 극한지지력이 일정한 해석결과와 일치한다.
3.2 불균질 제방 위 포장체
Fig. 7은 불균질 지반강도비 kB/su0가 비배수 지지력계수 Nc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그림에서 보듯이 Nc값은 kB/su0가 증가할수록 증가한다. 특히, kB/su0에 따른 Nc의 증가율은 경사각 a가 크고 S/B가 작을수록 크다. 이는 포장체가 경사가 급한 제방에 놓이고 비탈면 제방 상단에 가까워질수록 지반의 불균질성이 포장체의 지지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 8은 불균질 지반강도비 kB/su0가 비탈면 제방 위 포장체의 파괴 메커니즘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다. 비탈면 상단과 인접한 포장체는 균질 제방(kB/su0 = 0)과 다르게 파괴 메커니즘이 사면내 파괴를 보이지 않으며 전단파괴면이 포장체 하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kB/su0가 클수록 파괴 메커니즘은 포장체의 모서리에 원호형태의 소성파괴가 집중된다(Fig. 8(c)).
4. 결 론
본 논문에서는 유한요소한계해석을 이용하여 불균질 점토의 비탈면 제방에 놓인 강성포장의 극한지지력을 산정하고 파괴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로부터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불균질한 비탈면 제방에 놓인 강성포장을 해석할 수 있는 수치모델을 개발하였다. 수치모델 검증을 위해 본 연구의 계산값과 문헌값을 비교한 결과, 두 값은 잘 일치하였다. 이격거리비 S/B가 증가할수록 Nc값은 증가하며 한계이격거리비 S/Bcr에서 일정한 값에 도달한다. 즉, 포장체가 비탈면 상단으로부터 한계이격거리 이상으로 떨어지면 극한지지력의 변화가 없으며 S/Bcr의 범위는 2-4에 존재한다. 일정한 S/B에서 경사각 a가 증가할수록 Nc값은 감소하고 그 감소율은 S/B가 작을수록 크다. kB/su0가 증가하면 Nc값은 증가하며 Nc의 증가율은 a가 크고 S/B가 작을수록 크다. 균질 제방(kB/su0 = 0)의 파괴 메커니즘은 S/B가 작은 경우 사면내 파괴를 보이지만 S/B가 S/Bcr 이상인 경우 비탈면 제방 상단 내에서 발생한다. 비균질 제방(kB/su0 > 0)의 파괴 메커니즘은 사면내 파괴를 보이지 않으며 전단파괴면이 포장체 하부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kB/su0가 클수록 파괴 메커니즘은 포장체 모서리에 원호형태의 소성파괴가 집중된다.